[라칠레터]🍀참행복 #9

매주 수요일 아침, '참'을 수 없는 '행복'

2024. 5. 21.

[라칠레터]🍀참행복 #9

#이편지는아무도열지않았습니다

🪐우주입니다. '실링 왁스'라고 들어보셨나요? 편지봉투 등을 붙일 때, 촛농을 그 부위에 떨어트린 다음 가문의 인장 등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에요. 도구의 장인 A 덕분에 저도 실링 왁스를 만들어 봤어요. 편지봉투에 붙일 용도는 아니었는데, 실링 왁스의 유래를 살펴보다 그 내용이 꽤나 인상 깊었어요. 실링 왁스로 밀봉된 편지봉투를 뜯기 전에는 편지를 몰래 뜯어볼 방법이 없고, 떼어낸다고 하더라도 다시 붙일 방법이 없기 때문에 '이 편지는 아직 아무도 열지 않았습니다.'라는 증표가 되어주었대요. 꾹 눌러 새긴 도장과 그 안에는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의 도장이 새겨있다는 게 이토록 은밀하고 근사할 수 있나요? 참 행복이었습니다.

#아이스크림할인점

🐻미곰입니다. 잠깐 쌀쌀함이 스쳐 지나가고 다시 시작된 여름의 초입. 회사에서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싸매고 있던 와중, 한 분이 '아이스크림 먹을래요?'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. 그 순간 사막 위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머릿속이 시원하고 맑아지는 기분을 느꼈어요. 제가 다녀오겠다 말씀드리며, 동료들의 아이스크림 취향을 하나씩 수집하게 되었습니다. 고급 초콜릿 브랜드 아이스크림부터 과일 맛 얼음 아이스크림까지. 개성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취향을 들으니, 모두와 한층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는데요. 봉투 대신 도시락 가방에 가득 채운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흔들며 돌아가는 길. 이렇게나 든든한 오후가 없었답니다. 참 행복이었습니다.